모든 회사 스트레스의 근원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버티는 자들이 어떻게든 자기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아주 작은 희망의 끄트머리라도 기회라고 주장하며 일을 해내라고 던지는 데 있다고 수정은 생각했다. “LG에 제안할 거 있는지 알아보세요. 고객사 후킹 할 수 있게 미국 케이스 스터디 자료 넣으면 좋을 것 같네요.” 갈 곳 없는 자들은 대체로 높은 직급의 사람들이다. 한 때는 각자의 자리에서 유능하다고 이름을 날렸던 그래서 승진을 거듭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성장이 멈춰버린 그들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하며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회의에서 흘러나온 그녀의 한 마디는 직급체계의 단계를 타고 내려오며 눈덩이처럼 불어나 안 그래도 바쁜 일상에 또 짐을 얹는다. ‘오늘도 대환장파티군. 여긴 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