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기, 가까운 후배들이 줄줄이 퇴사를 했다.
올해 7월 남아있는 동기들 중 가장 친했던 언니가, 11월 또 다른 동기가 퇴사했고, 12월 말에 아끼는 후배가, 1월 말에는 부서 막내가 퇴사를 한다. 계획없는 퇴사도 있고 이직이나 대학원에 가는 경우도 있다.
각자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을 남아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헛헛해옴을 느낀다.
‘내가 너무 회사를 오래 다니는건가?’
‘이제 나는 한 직장에 만 11년을 넘게 다녀 이직을 하고자 해도 어려울텐데 적절하게 옮기며 커리어를 쌓았어야 했던거 아닐까?’
‘그래도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아직도 이 일이 좋은데 즐거운데 회사는 매출로 사람을 쪼아대고 계속해서 조직을 변경하는데 나는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나는 회사를 그만두면 뭘 할 수 있을까? 아니 나는 뭘 하고 싶지?’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아니 제로 베이스에서 아예 다른 일을 해볼 수는 없을까?’
퇴사 소식을 들을 때마다 켜켜이 묵혀둔 오래된 물음들을 꺼내어본다.
한명, 두명 익숙한 사람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내가 잘못살고 있는 것 같고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머리를 들기도한다. 떠나는 사람도 남은 자들도 저마다의 고민이 넘치겠지.
우리는 누구나 잘 살고 싶어하고 행복하고 싶어한다. 우리 앞에 놓여진 선택지 앞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을 총동원해서 최상의 것을 선택하고자 한다.
떠나는 것도 선택이고 남는 것도 선택이다. 나는 아직까지는 남는 것을 선택했다.
내가 이 곳을 떠나게 될 때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