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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논나

구르미그린달빛아래 2019. 12. 12. 22:32

밀라논나

그녀는 요즘 내가 가장 애정하는 유투버다.
차오 아미치 (Chao Amici)라고 구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밀라노 할머니가 오늘은~”이라고 본인을 할머니라 지칭하는 60대 할머니이지만, 그냥 할머니가 아니라 진짜 멋쟁이 할머니다!

밀라논나 채널의 영상을 보면 패션 관련 일에 종사했었던 본인의 이전 직업적 특성을 살린 자라(ZARA)에서의 코디대결부터, 이태리식 김치 담그기라던지, 밀라노 아침 루틴 등 일상 브이로그도 올라온다.

나도 여러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지만 그 어떤 채널도 올라온 모든 영상을 전부 다, 끝까지 본 적은 없다. 논나의 채널 내 영상이 많지는 않지만, 그녀가 올린 영상을 나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봤다. 그것도 댓글까지..!

그녀의 채널이 좋은 몇 가지 이유

1.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철학이 있는 멋쟁이 할머니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철학이 있다면 나이 먹어가는 것이 결코 슬프거나 두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란 걸 이 분의 영상을 보며 배우고 있다.
되게 멋있는 할머니가 내 친구가 된 느낌?
그렇게 느낀 사람이 많았는지 댓글에서도 그런 글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2.이 할머니에게서는 꼰대느낌을 찾을 수 없다.
‘이렇게 이렇게 해’가 아니라 조곤조곤 ‘나는 이랬어. 이런 걸 해보면 괜찮은 거 같아요.’이런 느낌이랄까?
옷장 공개를 한 영상을 보면 옷을 정리할 때 크레파스 색 배열하듯이 하면 찾기 편하다고 알려주셨고, 늘 정리가 되지 않았던 나의 옷장은 논나님 덕분에 한번 정리한 후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https://youtu.be/qcX2PfIw9cY
-> 옷장 공개 영상으로 고고

3.신상이 차고 넘치고 명품이 발에 채이는 세상 속에서 낡았지만 추억이 담긴 물건이 넘치는 옷장과 집안, 하나하나 스토리가 담겨 있는 물건과 이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를 보면서 앞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살 때 고민을 하고 사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 계절 옷을 입을 때마다 ‘작년엔 대체 뭘 입고 다녔단 말인가!’를 외치며 이게 유행한다니 이걸 한 번 사볼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드는 나에게 ‘신상만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주었다고나 할까?

더하여 1년의 절반은 한국, 나머지 절반은 밀라노에서 보내는 그녀의 일상 브이로그를 통해 밀라노 슈퍼마켓, 이탈리아 여행지를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리고 그녀가 너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영상 중간에 자연스럽게 이렇게 삶을 격려하는 메시지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과하지 않게, 가르치려 하지 않고.


아직 밀라논나 영상을 보지 못하셨다면,
한 번쯤은 그녀의 삶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시길 권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