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튜브 알고리즘 관련 글에서 Anne Marie 노래 커버영상을 추천받은 얘기를 쓰다가 내가 Anne Marie를 어떻게 처음 알게 됐는지 생각이 났다
#1. 앤마리를 알고 노래를 듣기까지의 과정
올해 7월 제이슨 므라즈 콘서트 당일 날 인턴사원과 함께 점심을 먹다가 저녁에 므라즈 콘서트 간다고 얘기하다 자연스럽게 그 친구에게 어떤 가수 제일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앤마리요!”라고 했다. 나는 그때 앤마리 이름을 처음 들어봐서 유명한 가수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오호! 하면서 진짜 이름만 접수했을 뿐 가수에 대해 검색하거나 노래를 찾아보진 않았다.
그렇게 앤마리가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질 무렵 어느 날 집에서 뉴스를 보는데 앤마리가 나오는거다. 내용인즉슨 앤마리가 내한공연을 왔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주최측에서 행사를 취소했는데 그녀가 기다려준 팬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숙박하고 있던 호텔 측에 양해를 구해 호텔 로비 1층에서 팬들을 위한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는 내용이었다. 뉴스 영상을 통해 그녀의 얼굴을 처음 봤고 노래도 살짝 들을 수 있었다. 진심 멋지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노래를 찾아보진 않았다.
지지난주인가 연남동에서 데이트를 하는데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어 잠깐 앉아서 몇 곡을 들었다. 첨 들어보는 팝송도 있었는데 노래가 너무 좋은거다! 후렴구 가사 몇 소절로 얼른 검색을 시도했는데 ‘어머나! 그 노래가 앤 마리 노래였다!’
Anne Marie ‘2002’
그녀를 알게된 후 노래를 듣기까지 5개월 정도가 걸렸다. 중간에 버스킹이라는 생각지 못한 우연이 끼어들기도 했고 :)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도 참 다양한 거 같다.
#2.교회친구 A와 진짜 친구가 되기까지
A를 처음 본 건 고2 교회 여름 수련회때였다.
담임 선생님이 다른 교회 다니다 왔다며 잘 챙겨달라고 나에게 부탁했는데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너무 예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을만큼 그녀는 예뻤다. 당시 교회에서 알고 지내던 모든 남자들이 나에게 와서 그녀 누구냐고 물어볼만큼 그녀의 미모는 독보적이었다. 3박 4일의 수련회 기간 동안 그녀를 챙겨주며 지냈고 곧 그녀는 내가 소속되어 있던 교회 봉사모임에도 함께 하게 되었다.
우리는 교회 모임에서 보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모임 다른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지만 서로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음에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렇게 대학부에 가서는 서로 다른 모임에 속해서 여전히 교회에서 마주치면 반갑고 얘기를 나누지만 연락하지는 않는 사이로 남아있었다.
25살, 봉사모임 중 친구 한 명이 결혼을 하면서 A를 포함한 봉사모임 친구들이 모이게 되었다. 이 때 1년에 1번은 모이자는 얘기가 나왔고 그 중 모임주도를 잘하는 친구 덕분에 진짜 1년에 1번은 여러 명이 만나 모임을 하게 됐다. 교회 밖에서 처음 만나며 A를 포함하여 다른 친구들과도 여러 살아가는 고민을 나누며 많이 가까워졌다. 이때까지도 A는 모임에서 만나는 친구 중 한 명이었다.
30살, 내가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난 A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했고 그 친구와 둘이 만나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그 때 A가 해줬던 조언이 솔직히 지금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리가 그 날 마음을 나눴던 건 지금도 기억한다. 그리고 그 해 마지막 달, 다른 언니 한 명과 함께 태국여행도 다녀왔다. 지금도 1년에 1~2번은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며 삶의 이런 저런 부분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 친구는 여전히 예쁘다 얼굴도 마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