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대처하는 방법
"그때 알게 되었어 난 널 떠날 수 없단 걸
우리 사이에 그 어떤 힘든 일도
이별보단 버틸 수 있는 것들이었죠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악동뮤지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 中
올해 나온 신곡 중 가장 많이 들었던 곡.
(사실 어떤 노래에 꽂히면 몇 십번이고 반복해서 듣는 경향이 있다. 유튜브 노래 1시간 반복재생은 그런 면에서 나같은 사람을 위한 선물인 듯 싶다.)
사랑이 왔다 떠나 갈때면 나는 그 사랑을 한 기간을 훌쩍 넘어서까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은 후에야 비로소 엉거주춤 일어나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갈 수 있었다. 마음을 비집고 들어와 단단히 앉아있는 옛사랑의 모습에 울적해지기도 스스로 미화해버린 과거의 사랑을 그리며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희미한 기억을 더듬고 재구성하다가 이내 못나빠진 내 자신을 원망하여 잠을 청하기도 했다.
몇년 전 만나면 자주 싸웠던 한 친구에게 먼저 이별을 고했을 때
나 남자친구랑 헤어졌는데 너무 자주 싸우고 자꾸 상처받는 걸 견디기 힘들어서 내가 그만하자고 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회사 동기에게 메신저로 징징거렸을 때, 그 언니가 해줬던 말이 이별에 대처하는 데 꽤 도움을 줬다.
'마음껏 아파해도 되고 그리워해도 괜찮다고.'
'빨리 잊으려면 같이 찍은 사진 다 지우고, 선물 받은 거 버리고, 편지도 버려야겠지?' 라며 묻는 내게
너가 그렇게 할 수 있으면 그 방법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지금 어려우면 굳이 그 흔적을 모두 한꺼번에 없애려고 인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마음껏 아파하고 그리워하다가 마음이 괜찮아졌을 때 하나씩 정리해도 괜찮다고.
그래서 나는 카카오톡 대화 내려받기로 그간 그와 나눴던 모든 대화를 받아 새벽까지 혼자 울면서 읽어 내려가는 찌질한 짓을 몇 일째 하며 다크서클이 가득한 채 출근하기도 하고, 함께 찍었던 사진을 들여다 보면서 그때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마음의 모든 조각들을 낱낱이 일기장에 옮겨적어 보기도 하고, 그래도 견디기 힘들 땐 기도도 하면서 이별의 아픔을 매워나갔던 것 같다.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을 묻는 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조언은 다음 두 가지로 압축되곤 한다.
'시간이 답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이별은 새로운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
몇 번의 사랑과 몇 번의 이별을 겪어내면서 저 말에 정말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도 이별 때문에 내 세상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마음껏 아파해도 되고 그리워해도 괜찮다고..다시 괜찮아질 날이 꼭 올꺼라고'